2022년 여름, 나는 다시 강릉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여행 가자고만 계속 말하고 여행 가기로 한 일정이 코앞까지 닥쳐오자 급하게 여행 어디로 갈지 얘기하고 정해서 가게 된 여행이었다. 강릉에서 한 친구가 안전요원으로 알바하고 있다고 해서 그 친구도 만나러 갈 겸 강릉으로 여행을 가자고 결정이 나게 되었다.
아침에 날씨가 구리구리해서 약간 걱정되었는데, 가는 길에 날씨가 좋아져서 한시름 놓았다가 막상 강릉에 도착하고 나니 흐려서 다시 걱정했다. 그래도 다행히 오후 되니까 날씨가 좋아졌다.
여행을 일찍 출발해서 강릉에 일찍 도착했다. 강릉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 시간대에 여는 맛집이 없어서 그냥 근처에 있는 국밥집을 찾아갔다. 이름은 '선열해장국'이었다. 내가 먹었던 국밥은 선지 해장국이었는데 집 앞에 있는 선지 해장국이랑 맛이 달라서 신기했다. 평범한 맛있는 국밥집이었다. 사진 예쁘게 찍으려고 했는데 김 때문에 망했다. 배고파서 사진 어떻게 나왔는지 확인도 안 하고 먹었다.
아침부터 뜨끈한 국밥을 먹어서 그랬는지 나릇나릇해져서 걸어가다가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 이디야에 들렀다. 카페인 충전을 하고 나니 에너지가 좀 생기는 기분이었다.
카페에서 밍기적거리다가 여행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아르떼 뮤지엄으로 향했다. 나는 아르떼 뮤지엄이 두 번째이었기 때문에 처음 왔을 때만큼 큰 감동은 없었다. 혼자 왔을 때는 여유롭게 이동하면서 구경하고 정상적인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면 친구들이랑 갔을 때는 관람도 꽤 빨리했고 사진도 우스꽝스럽게 찍으려고 했다.
아르떼뮤지엄 처음 왔을 때는 그저 멋있어 보이고 예뻐 보이는 것 투성이었는데 두 번째로 오고 나니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윈도우 작업표시줄이 보였다. 아르떼 뮤지엄의 숨은 그림 찾기를 한 기분이었다. 관람을 하려고 돌아다니는데 동굴로 되어있는 전시구간이 저렇게 상영을 안 하고 있어서 많이 아쉬웠었다. 저기 구간도 마지막 구간처럼 영상이 꽤 길어서 오랫동안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르떼 뮤지엄에서 관람을 마치고 근처에 있었던 경포아쿠아리움을 갔다. 놀이공원에 있는 작은 아쿠아리움 수준이었다. 전혀 큰 아쿠아리움이 아니었고, 어린아이들이 와서 관람하기 좋은 수준의 아쿠아리움이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아쿠아리움 가서 살짝 신이 나긴 했었다.
아르떼 뮤지엄에서 기념품 하나 사서 집에 가져가고 싶었는데, 마땅히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빈손으로 나왔다가 아쿠아리움에서 인형이 귀여워 보이길래 그냥 샀다. 놀랍게도 저 인형은 펭귄이다.
아르떼 뮤지엄이랑 아쿠아리움 관람하고 나서 택시를 타고 이마트로 향했다. 4명이서 여행을 가니 택시비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아서 택시를 편하게 탈 수 있어서 좋았다. 택시를 타고 이마트로 향했는데 택시기사님이 착각하셔서 우리가 생각했던 지점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해버렸지만 귀찮아서 그냥 거기서 장을 보기로 했다. 음 근데 마트에서 뭘 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Pass~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나서 너무 배고파서 그냥 근처에 있었던 장칼국수 집에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했다. 전에 갔던 형제 칼국수가 너무 맛있었어서 그런지 영 그랬다. 강릉은 형제 칼국수!
이마트에서 장을 본 뒤에 안목해변으로 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침에 썬크림을 안 바른 것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때가 7월 말이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여서 그런지 은근 시원했다. 겨울 바다에는 없었던 파라솔들이 많이 있었다.
안목해변 근처를 걸어다니다가 두껍 상회가 보여서 바로 들어갔다. 이 당시 소주를 엄청 많이 마시고 다녀서 진로에 있는 두꺼비를 보니 엄청 반가웠다. 아쿠아리움에서 인형 사지 말고 여기서 샀어야 했는데... 그래도 두꺼비랑 사진 많이 찍고 나왔다. 뷰도 좋고 귀여운 두꺼비가 많았다.
두껍 상회 구경을 마치고 근처에 있던 카페에 들어갔다. 내가 다녀본 여행 중에서 가장 카페를 자주 간 여행이 이 여행일 듯. 늘 그래 왔듯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그냥 평범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이었다. 카페가 시원하고 의자도 편안해서 이동하기 너무 귀찮았다. 카페에서 잡담만 하는 여행.. 좋았다. 귀찮았지만 더 늘어지면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 해가 먼저 질 거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는 길에 또 강릉네컷 찍는 곳이 있길래 못 참고 찍으러 들어갔다. 인생 네 컷 난 별로 안찍을 줄 알았는데 지금와서 보니 꽤 많이 찍었다. 나도 인생네컷 모아놓는 앨범을 마련해놔야 할까..? 이곳저곳 보이는 곳 좋아 보여서 다 들리다 보니 숙소에 예상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게 들어갔다. 역시 여행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재미있는 것 같기도. 숙소 이름이 '숨어있는 집'이었는데 간판은 떡하니 잘 보여서 안 숨어있다고 웃으면서 갔는데 이게 웬걸. 숙소가 눈앞에서 아른거리는데 가는 길이 없어서 빙빙 돌았다 ㅋㅋㅋㅋ 숨어있는 집 인정!
숙소는 강문해변에 매우 가까이 있었다. 해가 지고 더 추워지기 전에 서둘러 옷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갔다. 강릉의 바다는 매우 차갑고 매우 매우 짰다. 동해가 서해보다 더 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원래 동해가 서해보다 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유는 까먹고 있었다.
위 사진처럼 서해는 한국과 중국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국과 중국에서 담수가 들어오기 때문에 동해보다 덜 짜다고 한다. 중학교 땐가 고등학교 때 배웠는데 까먹고 있었던 상식이었다. 바닷물 먹고 엄청 짜서 이걸로 얘기하다가 다시금 깨달았던 사실이다.
바다에서 서로 빠뜨리고 던지고(?) 놀다가 근처에 바나나보트를 태워주는 곳이 보여서 타러 갔다. 바나나보트 장난 아니게 빨랐다. 어린 시절 타던 바나나보트가 아니었다. 짜디짠 바닷물 때문에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숨 쉬다가 바닷물 엄청 많이 먹은 듯. 잠깐 멈춰서 눈 떠보니 앞에 친구가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었다. 중간에 손 놓고 빠질까 했는데 너무 멀리 와서 이 악물고 버텼다. 여기서 모든 에너지 다 쏟아부은 것 같다. 바나나보트 꿀잼.
바나나보트 타고 팔이 너덜너덜 해진 채로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술을 마시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숙소 근처에 횟집이 있어서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었다. 식당에서 포장해주시는 동안 근처 마트에 가서 술이랑 음료수 등을 샀다. 회는 역시나 맛있었고 특히 물회가 너무 맛있었다. 안주가 맛있어서 술이 술술 들어갔다.
저녁 10시쯤이었나 강릉에서 안전요원 아르바이트하던 친구가 숙소로 와서 합류했다. 오는 길에 술 다 떨어져서 술 좀 사 오라고 했는데 완벽한 타이밍에 소주를 들고 나타났다. 회가 다 떨어져서 치킨도 배달시켰는데 나는 배불러서 치즈볼 하나 집어서 계속해서 나눠먹었다. 치즈볼 한입에 소주 한잔. 치즈볼 하나로 소주 4잔은 먹은 듯?
술 열심히 마시고 저녁에 합류한 친구가 잠깐 나온 거라서 다시 아르바이트하는 숙소까지 바래다줬다.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 다른 사람들이 불꽃놀이 하길래 구경도 했다. 공짜 불꽃놀이 관람! 밤바다 산책은 시원해서 좋았다. 밤바다 산책은 시원해서 너무 좋았다.
다음날 점심쯤에 간신히 일어나서 퇴실 준비를 했다. 전날 밤에 술을 좀 많이 마셔서 그런가 숙취가 장난 아니었다. 거기에 전날 바나나보트 탄 것 때문에 팔도 아팠다.ㅋㅋㅋㅋ이번엔 동화가든에 가서 순두부 먹어보려고 했는데 쉬는 날이어서 그냥 내가 저번에 강릉 여행 와서 갔었던 곳(초당 소나무집)에 갔다. 11시쯤이었는데 대기인원이 꽤 있었다. 대기인원 기다리면서 아이스크림 먹으려고 샀는데, 생각보다 빨리 들어가서 아이스크림 절반만 먹고 남겼던.. 아까비. 속이 안 좋아서 그런지 해물짬뽕순두부전골을 먹자마자 얼굴이 저릿저릿했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해장되는 건가..?
밥 먹고 나서 강릉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모두가 숙취로 인해 힘들어서 중앙시장 근처에 있던 어느 카페에 들어갔다. 월화 거리에 있던 카페에 가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어서 돌아다니다가 아무 데나 들어간 곳이었는데, 에어컨도 시원했고 음료도 예쁘게 나오고 맛도 있어서 너무 좋았다.
카페에서 좀 떠들다가 중앙시장에 갔다. 중앙시장에서는 또 사진을 찍지 않았다. 강릉 중앙시장에 가면 바쁘게 이것저것 먹으러 돌아다니느라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와서 4명이서 여러 가지 메뉴를 사서 나눠먹었다. 저번 여행 땐 겨울이어서 안 먹었던 아이스크림 호떡인데 이번 여행 때 먹어보니 제법 맛있었다. 평범한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맛있는 호떡의 조화였다.
중앙시장에서 주섬주섬 많이 먹은 뒤 걸어서 강릉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가위바위보로 가방 몰아서 들기 내기도 했다. 나는 계속 이겨서 편하게 강릉역까지 걸어갔다. 기차에서 공포 게임하는 유튜브를 보다가 나는 놀라서 폰을 집어던졌고 그 모습을 본 친구가 엄청 웃었다. 공포란 감각이 참 중독성 강한 감각인 듯. 무서운데 그 무서운 게 너무 재밌다. 그 친구는 그렇게 무서워하는데 왜 무서운 거 보냐고 하는데 무서우니까 무서운 걸 보는 거지! 음..?
어쨌든 마무리로 서울에 올라와 피시방에서 발로란트를 하고 집으로 왔다. 정말 여행 끝의 끝까지 알차게 놀았던 것 같다.
https://insengreview0510.tistory.com/11
ISTP의 겨울 강릉 혼자 여행 후기
2022년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의 여행부터 기록을 하려고 했으나, 2월에 다녀온 혼자 여행의 기록은 두고두고 회상하고 싶어서 여행 기록을 남겨두고자 한다. https://insengreview0510.tistory.com/4 찐 ISTP
insengreview0510.tistory.com
강릉에 나는 혼자서 가보고 친구들과 함께 가보는 여행을 해보았다. 친구들과 함께한 여행은 정신없게 지나간 느낌이다. 정신없이 놀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 역시 날씨도 좋았고 많이 웃고 온 여행이었다. 여행은 언제나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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